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KT가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로 한 5G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세상의 변화를 더욱 앞당길 것입니다.”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4일 주주총회가 열린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이같이 말하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역사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앞서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을 앞에 두고 “2019년 KT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회장의 도전이 역사적인 이유는 KT의 5G 상용화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당초 예정한 상용화 시점인 2020년보다 1년 앞서 시행되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은 5G 인프라가 깔려야 모든 4차 산업이 돌아가게 된다”며 “5G 상용화는 내가 KT에 와서 3년 동안 준비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가 취임한 후 그동안 KT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많은 변화를 일으켜 왔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나는 KT에 오자마자 우리의 미래 모습을 그리고 이미 5G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목표로 삼은 ‘2019년 5G 상용화’는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행되는 ‘5G 시범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성패가 달려 있다. 황 회장도 “평창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평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가 감히 2019년에 가장 먼저 5G를 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은 ‘평창 5G 규격’이라는 표준 선도 과정에서 나온 자신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노조도 힘 실어준 ‘황창규 2기 체제’
주주총회 현장은 KT의 제2노조 ‘새 노조’의 고의적인 의사진행 방해와 고성,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새 노조 소속원들은 주총 시작 전부터 ‘황창규 회장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고, 주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고성과 야유를 퍼부으며 타 주주들의 정상적인 주주활동을 방해했다.
이들은 주총 내내 발언권을 얻으면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됐기 때문에 회장 자격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해 타 주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새 노조의 주장과 달리 황 회장의 경영실적은 대부분의 주주들을 만족시킨 내용이었다.
취임 첫해인 2014년 KT는 40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015년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1조2929억원으로 올리며 흑자 전환과 ‘1조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1조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2년 연속 ‘1조클럽’ 달성은 물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KT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레벨의 신용도를 인정받았다.
황 회장의 경영실적은 1만80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KT의 제1노조도 평가하고 있다.
차완규 KT 제1노조 정책실장은 “30명으로 구성된 새 노조의 주장이 전체 KT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황 회장이 처음 취임했을 당시의 KT는 침몰하기 직전의 배와 같았지만, 이를 단기간에 회복시키는 등 경영성과를 이뤄냈다”고 치켜세웠다.
또 차 정책실장은 “경영에 있어서는 공과 과가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회사 경영을 단시간에 회복시킨 것을 최고의 공으로 판단했고, 이에 비해서 과는 작다고 생각해 연임에 전적으로 찬성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