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이머징 퓨처 인스티튜트(Emerging Future Institute) 연구소의 미래학자인 벤저민 버틀러 교수는 "미래학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고 미래로의 전환을 돕기 위한 낙관적인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틀러 교수는 21일 아주경제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10회 아태금융포럼'에서 "2016년은 변화의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시기에는 낙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버틀러 교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시대의 전환점으로 꼽았다.
그는 "영국에서 일어난 브렉시트 투표 통과를 '헝거게임'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영화 '헝거게임'을 보면 빈곤층에서 변화가 일어나면서 생존경쟁이 시작되는데, 그 모습을 브렉시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 대규모 이민자가 몰림에 따라 중산층의 수입이 떨어져 99%가 몰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산층과 가계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틀러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도 중산층의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뉴욕을 제외하고 중부 지역 사람들이 트럼프에 투표한 것은 경제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면서 "오바마케어의 경우도 두 자릿수 이상 지출이 늘어나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이견이 많다"고 말했다.
버틀러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앞으로 인간 본연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틀러 교수는 "인공지능, 핀테크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기술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영화 '루시'를 보면 인간이 뇌의 파워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능력을 발휘하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1세기에 가장 흥미로운 발견들은 기술 덕분이 아닌 인간이 된다는 의미의 개념 확장으로부터 나올 것이다"며 "사람은 창의력과 공감능력을 가졌고, 이에 기술보다 인간 존재 자체의 의미가 더 클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람 능력이 기술보다 더 칭송받게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동북아의 싱가포르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버틀러 교수는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면서 "한국의 진짜 기회는 싱가포르처럼 동북아시아의 민첩한 지정학자가 되는 데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교육 및 기술 수준이 높지만 미래학자처럼 앞을 내다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어쩌면 가장 큰 기회 중 하나는 북한과 통일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날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