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5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2014년 야후 이메일 계정 10억개를 해킹한 용의자로 러시아 정보요원 2명과 이들이 고용한 해커 2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메리 맥코드 미국 법무부 차관보 대행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법무부는 개인이건 단체건 국가건 미국 시민의 프라이버시나 기업의 경제적 이익, 국가의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기소된 러시아 두 명의 정보요원은 러시아 비밀기구 KGB를 전신으로 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의 드미트리 도쿠차에프(33)와 그의 상사인 이고르 수슈친(43)으로 발표됐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해커 두 명은 지명수배 1순위 해커인 알렉세이 벨란과 카자흐스탄 출신의 캐나다 시민권자 카림 바라토프다.
이들에겐 해킹뿐 아니라 컴퓨터 범죄, 온라인 금융 사기, 기업비밀 절도, 경제 간첩 활동, 명의 도용, 모의 등의 혐의도 적용됐다.
바라토프는 하루 전 캐나다에서 체포되어 현재 구금 상태에서 조사 중이며 나머지 용의자들은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러시아는 범죄자 인도협정을 맺고 있지 않아 용의자들이 해외로 나오지 않는 이상 실질적 처벌은 어려울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 당국자는 러시아 이슈가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한 러시아 관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워싱턴은 러시아와 사이버 안보를 논의하는 채널을 아예 이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세부적인 내용들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은 미국의 정치판 싸움에서 ‘러시아 해커’가 다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과 이란 정부가 고용한 해커나 러시아 민간 해커를 기소한 적은 있지만 러시아 정부 관리를 상대로 사이버 범죄 혐의로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러시아 당국의 미국 대선 개입을 두고 정치적 논란이 크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이번 발표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