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강원도 평창) = 주행 중인 자동차에서 치킨을 주문해 배달시킬 수 있을까?
함박눈이 내린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기자를 태운 '자율주행 5G 버스'의 운전자가 실제 태블릿PC로 치킨을 주문한 뒤 드론이 배달해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날 시연에선 운전자가 탑승했지만, 구간 마다 핸들에서 손을 떼는 시연을 반복하며 자율주행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조수석에 놓여진 태블릿 PC를 꺼내 치킨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치킨을 주문하기 위해 태블릿 PC를 조작하는 동안에도 핸들은 스스로 돌아갔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치킨을 주문해도 실시간으로 위치 전송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밀 측위 기반 실시간 이동체 관제 기술'로 드론이 정확한 주문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치킨 배달을 기다리며 주행하는 도중에도 다른 차량이 근접해오면 '차량접근중' 이라는 알림이 울렸다. 차량 접근이 감지되면 스스로 속도를 낮추기도 하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는 도중 멀리서 '윙~'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빨간 드론이 치킨을 매달고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드론이 정확히 차량 위치를 파악해 날아온 것이다. 드론은 차량 인근에 설치된 택배 보관함에 치킨을 떨어뜨리고 다시 멀리 날아갔다.
KT는 자율주행차의 보급으로 양손이 자유로워진 운전자들이 영화와 드라마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 전송이 가능해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날 선보인 음식 주문서비스도 그 중 하나다.
KT 관계자는 "우리는 5G 코어망을 서울 우면동에서 강원도 횡계까지 전진배치 시키면서 지연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인 초저지연이 실현돼 GPS 보정정보 오차를 10m에서 cm 단위까지 줄일 수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정밀 위치 추적 뿐만 아니라 안전 운전을 위한 정밀 제어 기술, 라이브 멀티미디어 전송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는 당초 고령자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차량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운전지원기술의 개발로 시작됐으며, GPS 기술과 무선, 센서 기술의 발달이 자율주행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KT의 5G 무선 기술이 자율주행차에서 빛을 발하는 이유다.
글로벌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양손이 자유로워진 운전자들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는 트럭의 자율주행화를 통해 운전자들이 인터넷을 활용한 물품 발주와 수령 대응이 가능한 시스탬을 개발 중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는 온라인 쇼핑의 증가에 따른 차량 배송의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일손부족을 해결할 수도 있고, 운전에서 해방된 운전자들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 개발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중요한 미래 먹거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