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막 오른 가운데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우선매수권자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채권단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금호아시아나는 지속적으로 우선매수권의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 우선매수권 행사를 허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정식 부의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산업은행은 부의도 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사장은 지난 2일과 6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소속 금융기관에 컨소시엄을 통한 우선매수권 사용가능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채권단 측에서 공식적인 답이 없고 언론보도를 통해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해듣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분명한 의사를 전달하고자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채권단)가 맺은 우선매수권 약정 내용에 따르면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 양도할 수 없다’고 기재돼 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한’의 의미는 주주협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컨소시엄 구성을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윤 상무는 “컨소시엄 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금호아시아나는 전략적투자자(SI) 유치를 위한 논의를 계속 진행해 왔다”며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에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 보다 SI를 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윤 상무는 “처음부터 FI로만 구성해 인수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으며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 FI로만 100% 인수하게 되면 그룹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승자의 저주’ 이야기도 들리고 있는데 여러 가지 부담을 안고 인수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이어 “SI통해서 인수한 후에 재무적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금호타이어는 현재 자금 투입과 기술력 보강이 필요한 시점으로 경쟁력 업그레이드해서 금호타이어가 경영성과들을 보이도록 하는게 중요해 SI를 지속적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컨소시엄 구성 요청에 난색을 표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우선매수권 제3자 양도를 요청한 박 회장 측의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제3자에게 양도 불가능하다는 원칙은 약정에 명문화된 것으로 매각 추진 내내 지켜왔던 원칙”이라며 “투자가 확정된 시점에서 컨소시엄을 통한 우선매수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번복하는 것은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일 뿐 아니라 국제거래에서 신의성실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등 8개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