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너나 잘 하세요

2017-03-1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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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이른바 '인강'이라 불리는 인터넷 강의업체에 '불법 댓글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사교육 업계에서 '일타강사'(과목별 매출 1위)라 칭하는 유명 강사를 대상으로 고발과 고소가 난무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사정모, 고문 변호사 강용석)이 이투스교육 소속 설민석과 최진기 강사 등이 불법 댓글 알바를 고용했다고 형사고발에 나서면서 사교육 업계에 만연했던 불법 댓글 알바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이들 사정모 소송의 법률 대리인을 법무법인 넥스트로 대표 변호사 강용석 씨가 맡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정모의 주장은 설민석과 최진기 강사가 알바생을 고용해 3년 넘도록 불법 댓글 수천여 개를 달아 자신들을 홍보하고 경쟁 강사를 비난해 100억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7일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댓글 증거 자료를 공개하며 이투스교육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자리에는 일명 '삽자루'로 알려진 스카이에듀 소속 강사 우형철 씨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당시 우 씨는 "비양심적인 업체가 업계를 좌지우지한다면 인터넷강의 시장의 희망이 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업계에 종사하는 한 명으로 현재와 같이 불법에 물들어 있으면 발전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우 씨는 앞서 자신도 알바생을 동원한 불법 댓글로 피해를 봤다며, 지난 1월 불법 바이럴 마케팅을 근절을 외치며 이투스교육의 댓글 알바단 운영 등의 내용을 유튜브에 게재, 폭로하기도 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이투스교육도 인정하면서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남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는 자세가 마땅하지 않은가. 사실 스카이에듀의 상황을 보면 사정모를 비롯한 강 변호사, 특히 삽자루라 불리는 우 씨가 이렇게 쉬이 지적할 처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소속한 업체인 스카이에듀도 돈을 써가며 '불법 댓글 부대'를 동원해 경쟁사 깎아내리기와 사실을 왜곡한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스카이에듀 모회사인 에스티유니타스는 돈 없어도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투스 소속이었던 우 씨가 스카이에듀로 자리를 옮기면서 스카이에듀 측으로부터 불법적 행위 시 100억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겠다고 약속을 받기도 했다. 우 씨도 불법적 행위시 "제가 끝장을 내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에스티유니타스 마케팅 부서 직원 윤모 씨 등 5명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2015년 7월 스카이에듀 직원 이모 씨가 피시방을 돌아다니며 불법 댓글 작업을 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쟁업체 직원과 경찰관에게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모두 우 씨가 스카이에듀로 약속을 받은 후 일어난 일이다. 한편에서는 이 모든 일이 우 씨가 자리를 옮기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나 업계를 통해 우 씨가 2015년 6월부터 스카이에듀와 이미 계약을 진행해 왔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자기 살자고 책임 떠넘기는 부끄러운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떠오르는 유명한 영화 대사가 있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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