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참모들과 향후 사저 복귀절차와 대국민 입장발표 여부 등을 논의 중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숙의했고, 현재 참모들은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삼성동 사저 복귀 방안과 별도의 메시지를 낼 지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언제 삼성동 사저로 복귀할지, 대국민 메시지를 간략하게라도 낼지에 대해 어떤 것도 정해진 바 없다"며 "대통령과 상의를 거쳐 향후 일정과 절차 등이 정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동 사저는 1990년부터 청와대 입성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이 23년간 거주한 곳이다.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2013년 2월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하기까지 정치인생의 정점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삼성동 사저는 1983년에 지어져 각종 내부 시설이 낡을 대로 낡아 난방시설 공사 등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최순실 게이트' 파문의 여파로 공사 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날 바로 삼성동 사저로 돌아갈 수도 있고, 최소한의 신변 정리와 사저 정비가 필요하다는 참모들의 건의를 수용해 하루 이틀 더 관저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선고에 승복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이날 오후 2시50분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탄핵반대 측도 여전히 헌재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탄핵심판 재심이 청구될지 관심이 쏠린다.
재심이란 이미 확정돼 효력이 발생한 헌재의 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다시 심판해달라는 볼복 신청 방법이다.
일부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재심청구 여부에 대해 전체 대리인단과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불리한 여론을 감수하고 재심카드를 꺼내들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