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로써 중국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석탄 철강 등 업계 기업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다만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오히려 기업들의 구조조정 의지를 감퇴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7.8% 대비 상승했다고 9일 발표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8% 상승하는데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1.7%를 훨씬 밑돌았다. 중국 CPI는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연속 2%대를 이어갔으나 5개월만에 1% 아래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생산자물가 급등으로 기업들의 이윤이 개선되고 있는 지금이 석탄·철강 등업종에서 구조조정을 하기에 적기라고 진단했다. 구조조정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면서 기업 매출 및 이윤 폭은 확대됐다. 동시에 실질 금리는 하락해 차입 비용은 줄었다. 지난해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156%에 육박했지만 이자가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채무 상환 부담이 경감된 것.
게다가 지나치게 낮은 불공정한 가격에 철강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 덤핑 수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생산설비 감축을 미국과의 통상마찰 최소화할 수 있는 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는 4분기엔 PPI 상승률이 2.8%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중국이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철강과 석탄 생산설비를 각각 5000만t, 1억5000만t 감축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은 지난 해 철강과 석탄을 각각 4500만t, 2억5000만t씩 감축했다.
다만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오히려 석탄·철강업계의 구조조정 의지를 꺾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제적 유인이 생기자 일부 업체들은 폐쇄했던 설비를 재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세수 확대를 노리는 지방정부에서도 이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