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착하게 살면 정말 손해인가…판소리 ‘흥보가’, 창극 ‘흥보씨’로 재탄생

2017-03-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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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이자람 음악감독 참여…김준수 등 국립창극단 20·30대 배우 대거 출연

이자람 음악감독(왼쪽)과 고선웅 연출 [사진=국립극장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재작년 겨울쯤 창극 ‘흥보씨’를 처음 의뢰 받고 부담이 됐어요. 머릿속으로 ‘착하게 살면 정말 손해를 보는가’란 지점에서 작가로서 연출로서 고민을 시작했죠. 착하다고 꼭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란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고선웅 연출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 연습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흥보씨’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판소리 ‘흥보가’가 동시대 상상력으로 새롭게 해석돼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연출가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고, 소리꾼 이자람이 작창·작곡·음악감독으로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고선웅은 2014년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바탕으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탄생시켜 흥행을 이끈 바 있다.

고선웅 연출은 대본을 집필하며 고전 속 권선징악의 교훈은 살리면서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추가했다. 흥보 놀보 형제의 출생에 얽힌 비밀 사연은 물론 ‘다른 별에서 온 스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캐릭터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높였다.

그는 “흥부전은 그대로 공연으로 올리기엔 서사가 너무 알려진 작품이다. 박을 타는 대목도 끌리지 않아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됐다”면서 “살면서 느꼈던 제 생각이나 삶에 대한 판단이 작품에 녹아 있다. 주관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도 조율하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자람 역시 판소리 ‘흥보가’의 원형을 토대로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음악을 변주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입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음악을 탄생시켰다. ‘흥보가’의 눈대목(판소리 한 바탕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는 대목을 일컫는 말)을 가져와 음악의 격을 높이는 한편,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에는 리드미컬한 현대음악을 더해 창극이 가진 음악적 매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자람은 “새롭다는 것은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쌓인 수많은 데이터가 재조합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창작이나 음악이 새롭다면 새로울 수 있다”면서 “그동안 창극에서 볼 수 없었던 합창이나 새로운 조합들이 있다. 음악이나 작창의 목표가 새로운 것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번 ‘흥보씨’에는 김준수, 최호성, 최용석, 이광복, 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 20·3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남남 듀엣으로 형제간의 우애와 긴장을 그려낼 흥보 역에 김준수와 놀보 역에 최호성이 각각 캐스팅됐다. 극의 감초로 활약할 마당쇠 역엔 최용석, 판소리 ‘흥보가’의 ‘흑공단타령’과 ‘제비노정기’를 각각 독창할 원님 역엔 이광복, 제비 역엔 유태평양이 낙점됐다.

김준수는 “아직 연습 초반부인데 이번 작품의 흥보는 기존의 흥보와 다를 것 같다.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공연은 4월 5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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