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 ‘트럼프 저격’ 정치적 풍자로 ‘들썩’

2017-02-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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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 MC로 나선 지미 키멜.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파란 리본을 달고 나선 루스 네가.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김연문 기자 =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역사상 가장 뜨거운 정치적 목소리로 시끄럽다. ‘라라랜드’가 아닌 ‘트럼프랜드’를 방불케 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MC를 처음으로 맡은 코미디언 지미 키멜은 27일(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오프닝 멘트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풍자로 포문을 열었다.

키멜은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작년에 오스카상이 인종차별적으로 보였던 것 기억하느냐? 올해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색인종 차별' 논란을 겪었던 아카데미가 올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오히려 ‘차별 반대’의 목소리로 물들었다는 뼈 있는 풍자였다.

또 키멜은 “한 여배우는 과대평가된 연기로 올해까지 20차례나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됐다. 우리는 올해도 습관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적었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가 “과대평가된 배우”라는 역공을 당했던 일을 꼬집은 농담이었다.

또 키멜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상이 된 새벽 트윗도 비꼬는 등 정치적 풍자를 쏟아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뒤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시상식 레드카펫에서도 ‘러빙’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루스 네가(에티오피아)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해 법정 투쟁을 불사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지지하는 상징인 파란 리본을 달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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