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작년 11·3대책 이후 청약시장의 침체가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분양한 아파트 11곳 중 1순위 마감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청약을 실시한 아파트는 총 11곳으로 이중 64% 수준인 7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미달됐다.
특히 최근까지 청약이 과열됐던 대구·제주 지역에서도 5곳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왔다. 대구 내당동 '킹스턴파크', 제주 이호 '엘라시아' 등의 단지들은 모두 2순위에서도 청약 미달됐다. 순위 내 마감 단지들도 공급 물량이 작은 펜트하우스 등 일부 주택형을 제외하곤 경쟁률이 저조했다.
이처럼 청약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된 이유는 최근 국정혼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 불확실성 증대 등에 따른 수요층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금융당국과 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중도금·잔금 대출 등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양 계약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된 점도 한 몫 했다.
이렇게 분양시장의 냉각흐름이 계속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은 이달로 잡아놨던 분양 물량을 내달 이후로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 계획된 분양예정 물량은 총 2만650가구였다. 하지만 19일 기준으로 실제 5843가구만 분양됐고, 남은 일주일간 분양의사를 밝힌 물량은 경기 '오산시티자이 2차' 등 4개 단지, 3084가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전체 분양물량이 8927가구로 당초 계획대비 43%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건설사들이 2월 분양물량을 내달 이후로 미루면서, 3월 분양 예정물량은 총 4만7000여가구로 연초 계획(4만가구) 대비 7000여가구 증가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 11·3대책 이후 대형 건설사의 사업장도 완판까지 2~3개월 이상 소요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계속 이어지면 청약 수요 감소로 장기 미분양 사태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