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칼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배경과 전망

2017-02-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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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북한이 12일 오전 7시 55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한국 합참은 “무수단급 개량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작년 6월 22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 미사일은 당시 400여km를 날아간 것으로 평가되었는데 오늘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500여km를 날아갔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더욱 진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8번 발사해서 단 한번 성공했고 그것도 여섯 번째 발사한 미사일만 성공했는데 올해에는 처음 발사한 중거리 미사일이 단번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작년 6월 22일 오전 5시 58분경과 8시 5분경에 두 차례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첫 번째 미사일은 150㎞ 이상 비행해 공중폭발했고 두 번째 미사일만 성공했지만 이날은 단 한 차례 발사로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6월 22일에는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12일 오전에는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국이나 미국의 요격 시도를 피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ICBM 시험발사를 예고했기 때문에 북한이 조만간 ICBM 또는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외무성 대변인과 로동신문을 통해 ICBM 시험 발사는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ICBM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안에 반드시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ICBM 시험발사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의식해 북한이 이번에 발사체를 무수단 미사일로 바꾸었을 수도 있다.

북한이 이날 탄도 미사일 능력의 진전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미 행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사드 배치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그 같은 미국의 대응에 다시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북한이 이날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데에는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한 기술적 필요성 외에도 김정은 집권 이후 첫 번째 핵실험인 2013년 2월 12일의 제3차 핵실험 제4주년을 기념하면서 2월 16일 김정일의 제75회 생일을 앞두고 ‘축포’로 활용하기 위한 국내정치적 의도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총출동할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 전에 북한이 먼저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기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이 트럼프와 아베 정상회담 시기에 맞추어 무력시위를 했다기보다는 북한의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해 이날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와 아베 간의 회동 기간 중에 탄도 미사일 발사가 이루어짐으로써 미일 간의 MD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미국이 한일군사협력 강화를 요구하고 중국이 그에 반발함으로써 한중관계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동북아에서 미중, 한중, 중일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것은 한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국이 군사적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보고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을 손 떼도록 하기 위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 능력 확보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핵무장 결단을 내리면 약 5,000개 정도까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대남 핵 우위가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지금보다 더욱 안전하게 되고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의 한국 배치로 미-중 관계와 미-러 관계가 악화될 여지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핵보유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국가이익과도 부합한다.

한국의 국민과 지도자들은 북핵 위협 관리와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를 위해 ‘핵자강론(核自强論)’, 핵 보유를 통한 제2의 자강운동(自强運動)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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