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무엇보다 미국의 트럼프 새 행정부의 대응을 떠보기 위한 '절제된 탐색 도발'이라는 노림수가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지나치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선 저강도 무력시위를 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도발은 북한의 미국과 기싸움 차원과 미국의 대북정책을 우선순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북한의 의도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김정은은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단호하다는 판단하에 미사일 도발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에 도발한 미사일이 ICBM이 아닌 중거리 정도의 미사일을 쏜 것은 트럼프 정부를 시험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도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75돌 생일(2월16일, 광명성절)을 앞두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북한 당국의 포석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해 김정일 생일이 '꺾어지는 해'(정주년)인 만큼 생일을 나흘 앞두고 일종의 '축포' 성격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렸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김정일 75돌 생일과 김일성 105돌 생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하겠다고 선전해왔다"며 "김정일 생일에 대한 축포 성격으로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교수도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김정은 체제가 경제적 성과는 없지만 군사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내세워 주민들의 충성을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 전략무기가 투입되는 가운데 예년보다 한층 높은 강도로 다음 달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발사한 북한의 미사일이 500여㎞를 날아가 한반도에 파견될 미국의 전략 무기들의 사정권에 두는 만큼 한미 양국군이 부담을 느낄 것으로 북한은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노동급(사거리 1300㎞ 수준)으로 추정하면서도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일 가능성도 나왔다.
합동참모본부는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노동급으로 추정한다"며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고,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고도와 비행 거리를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는 다르다"며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은 작게 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한이 지난해 6월 22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무수단 미사일은 당시 400여km를 날아간 것으로 평가됐는데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500여km를 날아갔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더욱 진전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이어 "지난해 6월 22일에는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오늘 오전에는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국이나 미국의 요격 시도를 피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텃붙였다.
또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 4주년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