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농가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확인되자, 정부가 서둘러 긴급 백신 접종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이뤄져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1주일 가량 걸려, 구제역 확산방지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 유입된 유전형 바이러스…유입경로 파악 어려워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소 314만 마리에 대해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이는 보은과 정읍 지역 농가의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정부가 밝힌 소의 평균 항체 형성률 97.5%보다 훨씬 못미치는 5~50% 안팎의 항체 형성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농가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추가 구제역 발생 위험이 크다.
이번에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는 이번에 새로 유입된 유전형으로 추정된다. 확산을 막으려면 기본적으로 발생 원인을 알아야 하는데, 유입경로 파악이 쉽지 않다.
박봉균 본부장은 "정읍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보은 젖소농가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0형'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은과 정읍은 역학관계가 거의 없어 바이러스 출처 추적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은 공기를 통해 소, 돼지 등 우제류 호흡기로 감염된다. 방역당국은 AI와 달리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지만, 공기로 전파되는 만큼 사람이 구제역 전파의 '매개'가 될 가능성은 있다.
실제 검역본부가 지난 2015년 발표한 구제역 방역 관련 교육자료는 보면 적절한 온·습도 유지시 구제역 바이러스가 인체의 호흡기계에 1∼2일간 생존할 수 있다.
이 자료는 또 1980년대 발표된 해외 논문을 인용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육지에서는 60㎞, 바다 건너 250㎞까지 공기 중 전파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연천은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보은 지역과 200㎞ 이상 떨어진 곳이어서 두 지역 간 직접적인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
보은과 정읍도 150㎞ 이상 떨어져 있다. 공기 전파에 의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확산 범위가 육지의 경우 60㎞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농장 사이에 직접적 전파보다 중간에 다른 지역을 거쳤거나 또다른 전파 경로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전북 정읍·고창·부안 비상…연례 행사 쥐소 및 연기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한우 유전자 보전과 개량 등을 책임진 충남 서산시 운산면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는 입소 한우의 구제역 감염을 막기 위해 전체 입식 한우 2800여마리에 대한 구제역 추가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사업소 입구에 설치된 터널식 분사기를 통해 출입차량에 대한 소독작업을 진행하고, 외부 출입자에 대해 방역복으로 갈아입도록 조치했다.
전북 정읍시와 고창·부안군 등 전북 도내 서남권 소재 3개 시·군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던 정월 대보름과 동학농민혁명 재현 등의 행사를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한편 농협경제지주는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전국 86개 가축시장이 임시 휴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 휴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시하는 전국 소 사육 농가 백신 일제 접종 조치와 맞물려 실시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