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한미약품, 1년 만에 추락…올해도 ‘고비’

2017-02-0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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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수출 부진 영향 여전…연구비 증가·도입품목 반환 등 악재 겹쳐

[사진=한미약품]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한미약품이 매출 1조원대 제약사라는 이름표를 1년 만에 내려놓는 데 이어 올해에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261억원, 10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 93% 하락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71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연 매출은 1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한미약품은 2015년 여러 차례의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으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 매출 1조3175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원대 제약사로 올라선지 1년만에 내려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러한 부진은 2015년에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 수익이 1조원 달성에 영향을 미쳤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기술수출 계약들의 해지와 일부반환 등으로 인해 이만한 수익을 이어갈만한 기반이 약해진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원외처방(처방약) 시장 부분에서 한미플루 등에 힘입어 지난해 4524억원의 실적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사노피와 얀센으로 기술수출된 신약후보물질들에 대한 마일스톤(중도금)은 지난해 임상시험 연기로 유입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는 올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 사노피와의 기술수출 계약사항 변경으로 인해 사노피로 넘겼던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LAPS-Insulin115와 에페글레나타이드 복합제)’ 개발 책임을 다시 떠안게 되면서 연구개발비 부담 증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국적사로부터 도입한 당뇨병약 ‘가브스’ 판권이 지난해말 반환되면서 500억원의 매출공백이 발생한 것도 한미약품에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5년 5조원 계약 규모로 사노피에 넘어간 ‘퀀텀프로젝트’ 가치가 임상시험 연기와 계약사항 변경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도 극복과제다.

퀀텀프로젝트 중 하나인 장기지속형 GLP-1유사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임상시험이 지난해에서 올해로 연기된 상황에서 만일 올해 말에서야 임상시험이 재개되면 계약 마일스톤 유입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신약에 밀려 가치하락이 불가피하다.

경우에 따라선 마일스톤으로 인해 2018년 매출규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기술수출된 신약후보물질들의 임상시험 재개 시점은 한미약품에게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손에 돌아온 주1회 용법의 인슐린/GLP-1콤보 개발 추진과 성과 확보도 한미약품이 이뤄내야 할 중요 과제다.

동부증권 구자용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올해 적자 전환의 위기를 맞았다”면서 “현재 한미약품은 기술료 수익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진 상태다. 지연되고 있는 임상시험의 재개시점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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