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윤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4분기 및 연간 영업이익이 모두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SUV, 친환경 차종 라인업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신차인 G70 출시 등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는 각오다.
현대차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3분기 파업의 영향에서 벗어난 4분기부터 판매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분기별 영업이익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로 막바지 수요가 몰린 2분기 1조7620억원에서 3분기 1조680억원, 4분기 1조210억원으로 내리 하락했다.
이는 연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은 6년 만에 5조원 대로 내려앉아 수익성 둔화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국내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비중 증가와 신흥국 통화 약세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81.1%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도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 등이 늘며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환율 효과’도 빗겨갔다. 작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60.5원으로 2015년 1131원보다 2.6% 뛰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기말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판매보증충당 비용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해외에서 판매한 차는 현지 통화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관련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문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이다. 국내 파업에 따른 가동률 하락 탓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3% 감소했지만 그중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32.3% 급락했다.
◆ 올해 판매목표 508만대...‘재도약의 해’
현대차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4.6% 증가한 508만대로 잡았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4공장 본격 가동, 올 상반기 새로운 소형 SUV 및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성공적 출시를 바탕으로 '재도약의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내수 68만3000대, 해외시장 439만7000대를 더해 총 508만대를 판매 목표로 세웠다.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밍투와 같은 전략형 특화모델 3개 차종을 투입한다. 또 베스트셀링 모델의 상품선 개선 모델 출시, 주요 거점지역 밀착 마케팅, 우수딜러 확충을 통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G80 상품성 개선 모델과 아이오닉, i30 등의 신차를 기반으로 수익 극대화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미국 공장에서 생산중인 싼타페는 기존 3만6000대에서 올해 6만5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현대차는 미국에 향후 5년간 31억 달러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공고히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율주행, 커넥티드, 친환경과 같은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제네시스 등 주요전략 차종의 라인업 강화, 시장 및 고객의 니즈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설계 경쟁력 개선, 생산성 향상을 통한 전사적인 원가 혁신 활동을 이어가고 미래 모빌리티 비전의 구현을 위한 핵심투자 기술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