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 지난해 전자단기사채 발행금액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성장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단기사채 발행금액은 1032조8000억원으로 전년(994조8000억원)보다 3.8% 증가했다. 일평균 발행금액은 4조2000억원으로 2015년(4조원)에 비해 5% 늘었다.
전자단기사채 도입 이후 누적 발행금액은 지난해 6월 14일 20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4년 동안 총 2562조원어치가 발행됐다.
지난해 분기별 발행금액을 보면,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2% 늘었지만 지속적으로 증가율이 줄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로 마감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외화표시 전단채가 최초로 발행된 데 이어 3개월 후 차환 발행이 이뤄졌다”며 “이는 전단채 시장 영역 확대 및 새로운 금융상품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자단기사채 만기별 발행 현황을 보면 대부분 3개월물 이내로 총 발행 금액의 99%를 차지했다. 이는 현행 증권신고서 면제기간이 3개월 이내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7일물 이내의 초단기물 위주로 793조3000억원이 발행됐다. 이는 전체 발행금액의 76.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전단채의 콜시장 대체에 따라 증권사의 초단기물 전단채 발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용등급별 전자단기사채 발행비율은 A1(92.1%), A2(7.2%), A3 이하(0.7%) 순으로 많았다. 전년 대비 A1등급 비율은 소폭 줄었지만 A2 이하 등급은 늘었다.
업종별로는 증권사 전자단기사채 발행금액이 679조원으로 전체의 65.8%를 차지했고, 카드·캐피털(11.4%)과 유동화회사(11.4%), 기타금융업(6.3%), 유통회사(3.1%), 공기업(1%)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자단기사채 참가 기업 1951곳 가운데 금융회사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제외한 일반기업은 61곳(3%)으로 집계됐다. 현대미포조선·한화건설·동두천드림파워 등이 새롭게 전자단기사채 발행기관으로 참가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강원도개발공사, 인천도시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지방 이전 공기업들이 지역적·공간적 제약 없이 자금조달이 가능한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며 “한화건설, 현대미포조선 등 다양한 기업들이 새롭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전자단기사채의 가장 큰 투자주체는 펀드(69.9%)였다. 펀드와 연기금, 증권사 직접투자, 투자일임 등은 전년 보다 늘었지만, 증권사 위탁투자와 증권사 신탁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