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女인재를 키워라 (중)] 롯데 신동빈 “임원 30% 육성” 무색…현대百·신세계도 하늘의 별 따기

2017-01-1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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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남성 임원 ‘라인 타기’ 낙하산 논란…전체 임원 600명 중 여성 19명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016년 롯데 ‘WOW(Way of Women) 포럼’에서 여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2년부터 열리고 있는 롯데 WOW포럼은 롯데그룹의 여성 리더십 포럼으로, 그룹의 여성인재 강화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고 여성 간부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 롯데그룹 A계열사의 B부문장(상무)은 인사에 있어서만큼은 사장 못지 않은 ‘실세’로 통한다. 직원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B상무 라인’을 타야만 승진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몇 년 전 여직원 C씨는 특채 요건이 되지 않아, 롯데그룹 차원에서 몇 차례 인사가 반려됐다. 하지만 B상무의 입김으로 C씨는 결국 입사에 성공, 현재도 근무 중이다. 당시 롯데그룹 공채 직원들 사이에선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 정도로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쉬쉬하면서 논란은 유야무야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1년부터 강조해 온 “능력과 역량을 갖춘 여성 인재를 적극 육성하라”는 방침과는 궤를 달리 한 사건이다. 신격호 초대 회장 때부터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한 롯데그룹 계열사 곳곳에선 인사의 경우, B상무 사례처럼 이른바 ‘라인 타기’가 만연하다는 것이 그룹 여직원들의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에선 여성이 말단 사원에서 임원(상무보)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된다. 신 회장이 여성 인재 육성을 강조한 2011년 그해 첫 여성 임원(박기정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사)이 탄생했지만 2015년 15명, 2016년 12월 현재 19명이다. 그룹 전체 임원이 600명에 달하지만, 여성 임원 비율은 3%에 불과한 것이다.

신 회장은 앞서 2015년 3월 첫 여성임원들과 간담회에서 “여성 고객이 많은 회사 특성상 여성 인재 육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 과제”라며 “여성 육성 정책에 박차를 가해 여성임원 비율을 3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여성 임원 되기는 쉽지 않고, 임원이 된 후에도 남자 임원들의 ‘텃새’가 엄청나다. 롯데의 경우,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은 2015년 롯데칠성음료 진달래 상무보가 처음일 정도다. 남성 임원들의 견제가 심해 승진한 지 1년이 안돼 타사로 이직한 경우도 있다.

롯데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인사에서 과거 5년 대비 신입사원 여성인력 비율은 30%에서 최근 40%로 1.3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성 임원의 승진 인사는 없었다. 신세계도 최근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남녀비율이 6대 4에 이를 정도로 여성 지원자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여성 임원 인사자는 3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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