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국정 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가 10일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끝내 불출석했다. 최 씨는 특검 조사에는 헌재를 핑계 대고, 헌재에선 형사재판 준비를 핑계로 끝없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때문에 '탄핵심판도 최순실 입맛대로 진행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9일 헌재에 따르면 최 씨가 5일 "증인으로 출석할 테니 변호사가 동석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의서를 보냈다. 이와 관련해 헌재가 신문 전날까지 확답을 주지 않자 최 씨는 돌연 손글씨로 작성한 불출석 사유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아울러 '국회 마지막 청문회'에서도 최 씨는 불출석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불출석이 아니라 출석 거부이다.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가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최 씨는 앞서 특검 수사에는 헌재의 탄핵심판을 이유로 불출석하고, 헌재의 탄핵심판엔 서울중앙지법에서의 공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 씨의 행태에 대해 이른바 '최순실 입맛대로 재판이 진행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돈다.
지난달 26일에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최 씨를 상대로 '감방 청문회'를 열기 위해 서울구치소까지 찾아가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최 씨와 구치소 측이 "카메라 촬영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청문회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당시 국조특위 위원들은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청문회도 최순실 입맛에 맞춰야 하냐"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증인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게는 형사소송규칙을 준용해 증인을 강제구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도 시간은 자연히 지체될 수밖에 없다. 증인이 모두 헌재 심판정에 출석한다 해도 만만찮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책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불출석하는 중인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