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들 술만 마시면 '갑질횡포'… 대한항공 기내난동 이어 철강사 오너 장남 술집 난동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일명 '금수저'들의 '갑질횡포'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중소기업 회장 아들이 항공기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사건에 이어 이번엔 국내 유명 철강업체 회장의 장남이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국내 철강업체 A사 오너의 장남이자, 이 회사 이사인 B씨(34)를 재산손괴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26일 오후 8시 45분께 서울 용산구 한 술집에서 지인 4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술값을 두고 종업원과 시비가 붙자 물컵을 던져 고가의 양주 5병을 깬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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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에서 B씨는 "물컵을 던져 깬 건 맞지만 양주를 깨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술집 총 매니저 C씨는 "B씨가 들어올때부터 취한 상태였고, 술을 더 마신후 술값이 비싸다며 난동을 부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양측이 이미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면서 "사건은 일단 검찰에 송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난동을 부린 B씨는 지난 12월 초 전략팀 과장에서 비전팀장 이사로 고속 승진했다.그룹의 비전 수립과 실행을 담당할 중책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룹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중소기업 회장 아들 D(34)씨가 오후 6시 3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E(56) 씨의 얼굴을 1차례 때리는 등 2시간가량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항공보안법 및 상해 혐의로 D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D씨에게 처음부터 기내 소란 행위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운항저해 폭행 혐의를 적용해 왔다"고 말했다.

경찰이 D씨에게 적용한 항공보안법 46조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죄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단순 기내 소란행위보다는 처벌 수위가 훨씬 높다.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과거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도 적용된 법 조항이다.

아울러 블랙리스트 거론에 따른 탑승 거부도 이어졌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객실훈련센터에서 기내 안전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임씨에 대해 탑승 거절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지 사장은 이날 "D씨가 올해 총 두차례 기내난동을 부렸다"며 "앞으로 D씨가 대한항공을 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