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잇따라 핵 강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될 때까지 미국이 핵 능력을 대폭 강화·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군 고위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전략적 핵 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현존하거나 향후 개발될 미사일 방어체계를 넘어설 정도로 미사일 성능이 강화돼야 한다"며 "러시아 국경을 따라 형성되는 정치·군사적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주시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몇 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양국이 핵 확대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과거 냉전시대의 핵무기 경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옛 소련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핵무기 감소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1년 체결된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만료되자 후속협정 협상을 1년 만에 마무리짓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체결한 무기급 플루토늄 관리 및 폐기 협정(PMDA)을 잠정 중단하도록 지시하는 등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을 언급하면서 분열이 감지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발언 이후 논란이 커지자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핵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미·러 간 제2의 냉전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