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극과 대서양 일대에 대한 석유·가스 시추를 영구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대규모 금지 조치여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CNN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민감하고 독특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유출된 석유를 정화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석유 유출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대서양 연안에서 석유·가스 시추 작업을 정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에서는 과거에도 전직 대통령이 연방 정부 소유 바다에 대한 보호 조치를 내린 적이 있지만 대규모 시추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때문에 정권 교체를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에 대비하려는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환경 규제가 일자리 창출을 제한해왔다고 비판해왔다. 기후변화 의제와 관련해서도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한 발 빼기도 했다.
또 빠르면 2020년까지 에너지 독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 키스톤 송유관 사업 등 에너지 개발 사업 △ 셰일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자원 생산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조치의 구체적인 운영 사항은 연방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달 트럼프 당선인이 본격 취임하면 시추 금지안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