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애플이 거액의 세금 추징은 부당하다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를 제소하기로 했다. 미국 대기업과 유럽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는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EC가 이날 애플의 체납 세금 징수 절차 등을 담은 세부사항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애플 측은 "이번 결정은 사실상 애플을 저격한 것"이라며 "EC가 아일랜드와 미국의 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EC의 해석대로 아일랜드가 지난 1991년과 2007년에 애플에 유리한 세금 우대를 했는지 여부다. EC는 아일랜드 세무당국이 '일관성이 없고 체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글로벌 기업을 대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이 그동안 아일랜드에서 납부한 세금은 2%에도 못 미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의 명목 법인세율이 통상 12.5%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턱없이 낮다. 그러나 아일랜드 정부는 "아일랜드 세법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EC 결정에 불복해 이미 제소한 상태다.
사실상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가 손을 잡고 EC와 대립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EU 간 갈등이 촉발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미국 내무부에서는 지난 8월 EC의 결정에 대해 "애플에 대한 EC의 탈세 조사는 국제 조세개혁협약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EU의 추징금 부과 결정은 이중과세"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유럽 국가에 진출해 있는 미국 대기업들의 사업 방향을 바꿀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외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을 유인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법인세율 인하,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