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말마다 촛불집회 개최로 도심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이 줄어든 데다 국정농단 사태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대형마트, TV홈쇼핑 등의 매출도 동반 하락세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6~27일) 롯데백화점의 전국 점포 40여곳 평균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도심 집회로 인해 차량 진입이 힘들었던 서울 소공동 본점의 매출은 8.2%나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신규점포 제외한 기존 점포)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주말 신세계백화점 전 점포의 매출은 전년대비 2.2%가 줄었고 퇴계로 본점의 매출은 5.1%나 빠졌다. 현대백화점도 전 점포 기준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국민적 관심이 온통 정치 이슈에 집중되면서 가계의 소비 둔화 현상도 짙어지는 모습이다.
대형마트는 지리적으로 촛불집회와 연관성이 낮지만 국민적 무기력감이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마트는 매출 증가율이 지난 10월 4.7%에서 11월(1~26일) 들어 3%로 떨어졌다. 롯데마트도 이달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0.9% 줄었다. 홈쇼핑업체들도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대비 최대 1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집회 등에 쏠린 이목이 좀처럼 TV홈쇼핑으로 돌려지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의 최대 노른자 사업으로 부상한 면세점 신규 특허권 입찰도 오리무중이다. 롯데면세점·HDC신라·신세계DF·SK네트웍스·현대백화점은 12월 중순 예정된 입찰이 최순실 리스크로 인해 좌초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 논란에 이어 SK와 롯데의 대가성 추가 입찰 의혹으로 인해 입찰 연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수조원대의 연간 매출 하락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고용 또한 올스톱 될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