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특검 '운명의 한주' 박근혜 대통령, 침묵 길어지나

2016-11-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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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추가 대국민사과 고심…역풍 우려에 특별한 방안 내놓을 수 없어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정무직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특검과 국정조사, 탄핵 등 정권의 운명을 가를 한주가 시작됐지만, 정작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 추천 총리 수용’이라는 사태 수습안을 내놓은 후 20일간 추가 메시지는 없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이후 28일 현재까지 40일째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등 국정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국정 컨트롤타워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당장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정책 대응에서 누수 현상을 빚고 있다.

박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외교·안보·경제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회의를 통해 발신하는 메시지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내달 2일 발의를 목표로 탄핵안을 준비하고 있어, 그 이전에는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청와대 내부에서 나오고 있고, 박 대통령도 이런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홍보·민정수석 등이 내부회의를 계속 열고 메시지 내용과 형식, 시기 등에 대한 의견을 계속 조율하고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방안을 도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진정성이 떨어진 1·2차 대국민사과가 도리어 역풍을 불러왔다는 점도 가장 큰 고민이다. 탄핵으로 인한 직무정지 전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3차 대국민사과에서도 박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획기적인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다.

성난 촛불 민심은 즉각 하야나 최소한 ‘질서 있는 퇴진’,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헌법 내 임기 보장’을 내세우며 국정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 검찰 조사에서 최씨와 공범으로 피의자로 입건된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 완강히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3차 대국민사과에서도 이에 대한 소명만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사정라인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사표 반려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

김 장관이 사의 의사를 강하게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사표 반려 여부 자체를 보류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큰 문제는 사정라인의 두 축이 무너진다면 다른 청와대 참모들이나 내각의 줄사퇴로 이어져 정권이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권 일부에서는 국가 과제인 개헌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사실상 정부 주도의 개헌추진 동력 상실을 인정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이후 정부 내 개헌추진 움직임에 대해 "지금 추진되는 게 있겠는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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