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13일 EU 회원국인 불가리아의 대선 투표에서 친러 성향의 좌파 사회당 후보 루멘 라데프 전 공군사령관(53)이 당선됐다. 이웃국 몰도바에서도 같은 날 친러 성향의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동구권에서 친러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불가리아는 내각 책임제로 대통령이 큰 권한을 갖지 않지만 대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신임 투표의 성격이 강하다. 이번 대선 결과가 발표된 뒤 중도 우파의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같은 날 동유럽의 빈국 몰도바에서도 EU와의 친러 노선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이고리 도돈(41) 사회주의자당 후보가 당선됐다.
도돈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복원하고 2014년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유럽 전역에서 유럽 회의론과 기득권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같은 결과로 동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입김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망했다.
정치 애널리스트인 안토니 갈라보프는 "불가리아에서 라데프 사령관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강력한 친러 바람이 불게 되면 불가리아가 EU와 나토에서 러시아의 대변인으로 나서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