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갈등과 대립이 가장 첨예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맡아왔던 역할이 워낙 큰 만큼 외교적 과제를 두고 미국의 차기 대통령의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은 현행 외교 기조를 대체로 계승한다는 입장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동맹 관계의 재고와 함께 미국이 수행하던 '세계의 경찰' 역할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이어서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제 정세가 격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신정부 출범 초기부터 중국과의 갈등도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 남사군도에 인공섬을 조성하며 군사 기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대양 항로인 남태평양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오랜 동맹이었던 필리핀이 반미 친중 행보를 이어갈 경우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더욱 쪼그라들 수 있다.
중동에서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시아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격퇴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IS 격퇴전을 지원하는 문제뿐 아니라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의 교체 문제도 안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권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미국이 지원하는 알레포의 반군 장악 지역이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무너질 경우 시리아의 정권 교체라는 희망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 분리주의자들과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던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정에서 앞으로 미국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특히 클린턴과 트럼프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러시아에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관련된 외교적 문제의 대응도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밖에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두 가지 자유무역협정인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IPP)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졍(TPP)은 새로운 당선인 하에서 협의가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이 협정의 존폐 여부는 차기 당선자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