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어수선한 나라 분위기에 일침을 던질 웃음 폭격기인 ‘웃음실격’이 안방을 찾는다. 웃음 실격자들은 과연 ‘유머치’를 극복할 수 있을까.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열린 KBS 드라마스페셜 ‘웃음실격’(극본 정찬미 / 연출 안준용)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안준용 PD와 배우 조달환, 류화영이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안준용 PD는 ‘웃음실격’의 부제격인 ‘오키나와 유머’에 대해 “사실 제가 유머치다. 동료들도 웃기지 못하고 잘 웃지 못하는 사람인데 사람들에게 ‘형은 정말 안 웃겨’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정말 안 웃긴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제 유머도 오키나와에서나 더블린이나 다른 나라의 도시에서는 통할 수 있는 유머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기상예보관 이지로 역을 맡은 조달환은 “우주과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관심이 없다고 하시더라.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가 됐다는거라든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어마어마한 일들까지도 관심 없을 정도로 극중 이지로도 하늘을 보고 인간계는 재미가 없다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류화영은 자신이 맡은 기상캐릭터 신나라 역에 대해 “자신의 실력을 믿고 살아왔는데 수준 미달이 있는 현장으로 가서 웃음이 실격된 것 같다. 자기 위치 때문에 웃음이 낭비 아닐까 생각하는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에서 또 다른 백미는 바로 배우 박철민이 연기하는 주백통이다. 주백통은 유머치 치료사로 모든 사람에게서 유머 능력을 발견해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박철민의 코믹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달환은 “박철민 선배님 때문에 정신을 잃고 감독님께 혼날 정도로 많이 웃었다”며 “저와 인간적인 친밀도 때문에 더 웃었다. 서로의 인간적인 매력을 알아서 연기하는 도중에 터져버린 웃음 때문에 주체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배우는 건강한 인간미를 가진 배우라 생각하는데 진짜 박철민 선배님이 인간미 있는 배우다. 존경스럽다”고 극찬했다.
또 류화영 유쾌한 촬영 현장 분위기를 대신 전하며 “촬영장에서 조달환 오빠가 너무 웃겨주셔서 즐거웠다”며 “단막극이라 너무 짧아서 아쉬울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조달환 선배님같은 높은 위치에 계시는 분이, 연기를 할 때 충분한 편안함과 제 역량을 100%가 아닌 그 이상을 이끌고 꺼내주실 수 있는 분이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다음작품에서도 한 번 더 만나고 싶은 분이다”라고 남다른 마음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류화영은 첫 방송을 앞두고 “여러가지 사건 사고들로 인해 인터넷도 뜨겁다. ‘웃음실격’을 통해서 ‘풋’할 수 있는 웃음이 됐으면 한다. 각박한 삶속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달환은 “연기하는 게 마냥 설레고 즐거웠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께 ‘죽고싶다’는 말을 했다. 너무 힘들었다. 고통스럽기까지 했다”며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이 작품이 결국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시더라. 누군가를 웃긴다는 게 슬픈 이야기가 아니가 생각한다. 많이 웃다보면 눈물이 나오는 것처럼 양면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라는 남다른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요즘 세상이 시끄러운데 저희 촬영은 여름에 했다. 나랏일 하시는 여자 윗분이 잠시 등장하시는데 지금 시국과 어울릴지가 걱정이다. 불안하고 걱정되고 설레기도 하다”라고 귀띔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안준용PD 역시 “‘웃음실격’ 재미있고 풋풋하니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음실격’이 시청자 분들에게 재미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마무리했다.
‘웃음실격’은 오는 13일 오후 11시 40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