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포비아'와 유통업계

2016-11-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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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그룹 CI]


아주경제 안선영·박성준 기자 = '최순실 게이트'로 재계 전반이 긴장 상태인 가운데 유통업계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최대 피해자로 거론되는 곳은 CJ그룹이다. 쏟아지는 의혹들에 대한 진위 여부는 추후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기업 경영에 간섭하고 경영자를 협박한 정황까지 나와 곤란한 상황이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그룹 내 문화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활약했지만, 2014년 갑작스레 경영권을 놓고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에는 건강상 이유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녹취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청와대 압력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경 부회장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VIP(대통령)의 뜻이냐"는 손 회장 측의 질문에 "그렇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에 대한 조사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 김영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4년 하반기 무렵 공정위 고위 인사에게 전화를 걸어 "CJ E&M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주도한 한류 테마파크 K-컬처밸리 사업 지원·특혜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조성된 K-컬처밸리는 차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하나다. CJ그룹이 자금을 출연한 시기는 이재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시기다. CJ그룹은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부지 헐값 제공, 늑장 계약 체결 등 각종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사진=존제이콥스 제공]


불길은 면세업계까지 번졌다. 다양한 부분에서 최씨가 면세업계를 좌지우지한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최씨가 사유화 의혹을 받는 미르·K스포츠재단은 앞서 대부분의 유통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기부금 출연을 받았다. 당시 기부금을 출연한 유통업체들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전전긍긍하는 처지에 놓였다. 혹여나 심사평가 부분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아울러 최근 신라‧신세계 면세점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슨에 관해서도 최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월과 7월 각각 서울 명동 신세계면세점, 장충동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존 제이콥스는 서울 유명면세점에 입점할 만큼의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해당 브랜드의 대표가 최씨와 개인적 관계가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존 제이콥스의 대표는 최씨가 단골로 다니는 병원 원장과 가족 관계다. 이 같은 끈을 가지고 존 제이콥스가 청와대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2월에는 청와대가 존 제이콥스의 '제이프라스 로얄 노미네이션' 제품을 관계 부처에 설 선물로 돌렸다. 올해 5월에는 박휘준 존 제이콥스 대표가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프랑스 해외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시내 유명면세점의 입점을 위해서는 검증된 브랜드 파워와 뛰어난 매출력을 오랜 기간 입증해야 된다"며 "그러한 배경도 없이 갑자기 유명면세점의 매장을 차지하는 건 누가 봐도 특혜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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