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미국 주류 정치에 대한 민란…숨은 민심 폭발

2016-11-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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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력, 백인, 남성, 그리고 중장년이 트럼프 밀어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2016년 브렉시트 충격에 이어 전세계가 또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꾸준히 트럼프를 앞서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클린턴의 당선을 점쳐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는 예상을 뒤짚고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번 이변을 만들어 낸 이들은 바로 낙후된 제조업 지역을 중심으로한 러스트벨트 미국 백인 중산층들과 자신의 선거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었다.  

◆ 막판까지 판세를 짐작할 수 없었던 경합주 
이번 선거는 지난 2000년 선거이후로 최대 접전을 벌였다. 트럼프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주인 텍사스 등에서 무난히 승리한 데 이어 대형 경합주들을 모두 삼키면서 승리를 특히 플로리다에서는 한때 두 후보차이의 격차가 0.1%까지 좁혀지면서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러나 결국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29명의 선거인단이 트럼프의 품에 안기게 됐다. 플로리다에서는 개표 98% 상황에서 트럼프가 49.1%의 지지를 기록하며, 47.7%를 기록한 클린턴을 2% 포인트 미만의 격차로 앞서면서 신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플로리다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중요 격전지로 떠오른 러스트벨트(낙후된 중서부 제조업 지대) 유권자들의 마음도 잡았다. 자유무역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펼친 트럼프의 공약이 이 지역 중산층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오하이오에서는 투표가 93% 진행된 상황에서 52.2%의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43.4%가 클린턴에게 표를 던졌다. 오하이오의 경우 역대로 1960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이 지역 승자가 모두 백악관의 주인이 됐을 정도로 미국 대선에서는 상징성이 크다. 

이같은 트럼프의 승리는 전문가들과 여론조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미국의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기준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84%로 점쳤으며, 주요 언론들도 클린턴의 승리를 전망했다. 

전날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트럼프에 1∼6%포인트 앞섰으며, 경합지역에서도 트럼프를 앞질렀다. 

이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트럼프의 지지의사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샤이 트럼프'가 유권자 중 꽤 높은 비율을 차지했을 가능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각종 막말로 여론의 비난을 받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여론조사에서 제대로 표출하지 않은 것이다. 대선 전부터 '샤이 트럼프'는 이번 대선의 변수 중 하나로 꼽혔다. 게다가 선거 막판에 대선판을 강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역시 클린턴의 마지막 발목을 잡았다고 CNN 등은 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류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저학력, 백인, 남성, 중노년층이 트럼프 밀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계층과 인종 그리고 연령별로 지지 양상이 크게 갈리는 현상을 보였다. 미국의 NBC 방송은 선거당일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유권자들의 계층 및 인종, 연령별 투표 성향을 정리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하면 저학력, 백인, 남성과 중노년층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가 트럼프의 승리를 가능케 했다.    

대학졸업자들 중 52%는 클린턴을 지지했으며, 트럼프는 42%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미대졸자로 가면 양상은 달라진다. 클린턴은 44%의 지지를 얻으며,  51%를 얻은 트럼프에 뒤쳐진다. 

남성과 여성의 선호도도 크게 차이가 났다. 남성들의 53%는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클린턴 지지자는 41%에 머물렀다. 여성의 경우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는 42% 였고 클린턴 지지자는 54% 에 달했다.

연령별로도 격차가 두르러 진다. 18세에서 29세의 젊은층에서 클린턴은 54%의 지지를 얻었던 반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37%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령대가 올라갈 수록 트럼프의 지지율은 높아졌다. 30세에서 44세 사이의 성인은 클린턴은 50% 트럼프는 42%를 기록했고, 45세에서 62세 사이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클린턴이 44%의 지지를 얻으며 53%의 지지를 얻었던 트럼프에게 크게 밀렸다. 65세 이상의 지지자들도 클린터 45% 트럼프 52%의 지지율을 보였다. 

인종별로는 백인들의 트럼프 선호가 두드러졌다. 트럼프는 58%의 지지를 얻었고, 이에 비해 클린턴은 37%에 불과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흑인의 경우 무려 88%가 클린턴을 지지했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8%에 불과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 아시아 등 비주류 인종들도 60%가 넘는 비율로 클린턴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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