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차모(46)씨는 최근 여윳돈으로 강남의 한 재건축 예정 아파트 투자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관련 투자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 다른 투자처를 고민하던 차씨는 결국 수도권 내 역세권 상가 매입을 결심했다. 1%대 저금리 속에 부동산 이외의 딱히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에 따라 시중 투자자금이 기존 강남 재건축 아파트 대신 상가와 오피스텔, 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11.3 부동산대책 발표 이전부터 강남 재건축 아파트 관련 고객 컨설팅 문의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대책 발표 이후에는 국내외 복잡한 정치 상황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담이 아예 끊겼다. 대신 상가나 오피스텔, 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문의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11.3 부동산대책에 따라 사실상 전매가 금지된 강남4구를 제외한 서울 목동과 마포, 서대문, 용산, 여의도 등을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역시 전매제한 기간이 18개월로 늘어나고 1순위 청약 기준 강화 및 재당첨 제한 등 규제가 적용됨에 따라 투자자의 관심이 예상만큼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하철 5호선 마포역 인근 M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정부 대책 발표 이후부터 마포가 마치 반사이익을 누릴 것처럼 주목받았으나, 현재 문의는 대책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일부 규제가 함께 적용되는 데다, 연말 미국 금리인상과 국내외 정치 이슈 등 단기적 우려가 많아 분위기가 내려앉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대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인 만큼, 상가와 오피스텔, 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은 물론, 경매시장에도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도권 역세권 입지의 수익형 부동산 몸값이 크게 뛸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오피스텔의 경우, 올해 3분기 매매가격이 0.22% 상승해 7분기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상가 평균 임대료 역시 전 분기 대비 9.3%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 속에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