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인공지능(A.I)이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업체들이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자사의 모든 전자제품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것을 공표하며, 인공지능산업의 발전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은 기기가 연산에 머물지 않고 사람처럼 추론하고 학습하며 판단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27일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이경태 삼성전자 상무는 “향후 지능형 서비스의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 스마트폰 외에 가전제품 등 모든 기기를 인공지능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연결해 삼성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가전제품 모두에 와이파이(WiFi) 무선랜을 탑재하고, 순차적으로 음성·영상인식 등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자제품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정보통신)업체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자체적인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인공지능 관련 상표출원에서 엿볼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인공지능 관련 상표출원은 7월 현재 35건이며, 이 중 15건(42%)이 LG전자 측에서 내놓은 것으로 가장 많다. 각각 4건씩 출원해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린 SK와 와이즈넛과는 2배 이상의 격차가 난다. LG전자가 상표등록한 것에는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이자 자동차의 자율주행 제어용 소프트웨어인 ‘G-A.I.’, 자동차의 자율주행 제어장치와 연관된 ‘G-Deep’ 등이 있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기업들이 인공지능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상표출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상품화에 많은 자본이 투자되는 만큼 먼저 상표를 출원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전자업체들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시장 규모는 지난해 1270억 달러(약 146조원)에서 내년 1650억 달러(약 190조원)로 연평균 14%의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