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 지도부는 30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야당과 여당 일각에서 주장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또한 최순실 씨에 대해 검찰의 긴급체포와 청와대의 인적쇄신안 역시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책임총리제 등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다 논의를 했다"면서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이 좀더 선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해나가자는 큰 뜻에서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이 사태를 모면하려는 게 아니고 새누리당의 진정성을 좀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국중립내각이 현 내각의 퇴진을 전제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프로세스 자체니까"라면서도 "전체 일괄적으로 다 하고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이 방안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과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요구가 이뤄져 왔다. 이를 수용한 것은 더 이상 현 상황을 지속하기에는 국민 여론이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강석호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거국내각을 하자는 것은 책임총리제 논의에서 일보 더 나아간 것"이라며 "야당도 수긍할 수 있는 사람들로 (총리) 추천을 받으라는 얘기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 그런 식(거국중립내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길 했다"면서 "이젠 다 무장해제가 돼 버렸다, 대통령으로서 권한 행사를 하겠다는 것은 다 포기를 하고 접어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야권 인사의 이름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전화 통화에서 "총리부터 여야가 협의하기 때문에 우리 당 보다는 친야(親野) 성향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인사는) 여야가 테이블을 펴놓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새누리 최고위가 거국중립내각을 촉구하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면서도 "거국중립내각을 촉구하면서 대통령 탈당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거국중립내각이 그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형식적이라도 그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중립성이 전제되야 한다"면서 "때문에 대통령이 무당적을 유지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거국중립내각을 결의한 이상 대통령께서도 이에 호응해 자진 탈당 선언을 하실 차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전격 귀국한 최순실 씨에 대해서도 "검찰은 성역없이 신속한 수사 이뤄질 수 있도록 최 씨를 긴급체포해 수사로 엄벌하길 바란다"면서 "국민적 충격과 국가적 불안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를 향해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책임있는 모든 인사에 대해 대폭적인 인적쇄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회의에서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비서관 3인방 등 5분 외에 좀더 책임있는 모든 분들이 인적 쇄신의 대상이 돼야 하지 않냐는 얘기들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당 지도부 책임론과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등에 대해 김 대변인은 "그런 얘기까지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