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러시아가 유가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에 대비하고 나섰다. CNN머니에 따르면 푸틴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일 것으로 산정하여 앞으로 3년간 예산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2대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는 최근 유가 부양을 위해 산유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사우디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과 논의하고 있는데, 이 같은 예산 초안을 짠 것은 OPEC의 잠정적 산유량 제한 합의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러시아는 2016년 예산을 짤 때에는 유가를 배럴당 50달러로 산정했다. 그러나 올해 1~9월 평균 유가는 배럴당 40달러였다. 이달 초에는 국방지출 확대와 내년 1월 지급될 일회성 연금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면서 빚은 더 늘었다. 예산 적자는 GDP의 3.7%로 공식 목표치인 3%를 훌쩍 넘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13일 러시아가 계속 빚을 떠안고 살 수 없다고 말하며 지출을 한층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 2019년까지 예산 적자를 GDP의 1.2% 밑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UBS의 안나 자도르노바 이코노미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2018년 3월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지출 감축이나 세금 인상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절실하게 재정 균형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현금 보유고가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의 비상기금은 올해 연말 150억 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4년 9월만 해도 917억 달러에 달했던 것이 유가 폭락으로 인해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계획대로 재정 적자를 축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가 재정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서 2017년과 그 이후에 지출 및 재정 목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러시아 정부가 여전히 진정한 경제 개혁보다는 긴축 정책 쪽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