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이 29일 정부에 조속히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현대자동차 파업을 마무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열린 경총포럼 개회사에서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미 22차례나 파업을 진행했으며 이로 인해 12만1000여대, 2조7000여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며 “특히 1차 협력업체 380개사에서 1조3000여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 노조는 평균 연봉이 9600만원으로 국내 최고수준”이라며 “올해 교섭에서 조합원 1인당 평균 1500만원 이상의 일시금 지급 등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며 노사 합의안을 부결시켰다”고 비판했다.
독일과 일본 등 자동차 강국과 비교해 한국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도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는 매출액 대비 직접 인건비 비율이 2000년 7.2%에서 2015년 14.3%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며 “이는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기업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인건비는 높은 반면 생산성은 일본, 독일 업체에 비해 낮았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업계 5개사 평균임금은 9313만원으로 도요타(7961만원), 폭스바겐(7841만원)보다 17~19%가량 높았다. 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도 국내 5개사 평균은 26.4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폭스바겐(23.4시간) 보다 높아 낮은 생산성을 나타냈다.
김 부회장은 “2014년 기준으로 퇴직급여, 복리후생 비용 등 간접인건비까지 포함한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9.9%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인건비 비중이 14%가 넘는 것은 경쟁력 측면에서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서는 것으로 심각한 위협 요인”이라며 “이 수치로 본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갈지 우려가 크다”고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 근로자들은 강경한 노선의 노동조합이 타결한 합의안도 부결시키는 등 이기주의적 행태의 극단을 보이고 있어 이제 국가와 시장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진다”며 “매년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강성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금지되어 있는 쟁의 행위시 대체근로를 허용해 노사관계 선진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