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가 전 세계 순조로운 판매를 이어가면서 애플에 부품을 조달하는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함께 오르고 있다. 특히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많은 대만과 일본, 한국에서 아이폰7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주요IT업계 19개사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면서 대만 IT업계가 10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 세계 전자제품의 부품, 조립 공장이 집중된 대만 업계의 실적은 세계 IT업계의 경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전자기기 EMS(위탁생산)업체 홍하이(폭스콘)도 8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3126억 대만달러(약 11조1400억원)를 기록해 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홍하이는 아이폰7의 조립을 맡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아이폰7 1차 출시국에 처음으로 대만을 포함시켰으며, 출시 직전까지 아이폰 생산을 집중시키면서 대만 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IT부품 업체들도 '아이폰7'의 판매 순항으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 아이폰용 카메라의 손떨림 방지 장치를 수출하는 알프스 전기는 최근 6% 이상 주가가 올랐다.
특히 애플 납품 비율이 높은 부품업체 일수록 주가 반응이 크다. 애플에 대한 납품비율이 50%가 넘는 재팬디스플레이의 경우 11% 이상 상승했다. 아이폰 카메라용 반도체의 보호재료를 납품하는 쿄세라도 대폭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한국 업체들의 부품도 아이폰7에 대거 탑재됐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장착된 듀얼카메라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경쟁사인 소니가 듀얼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사실상 단독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이노텍 주가도 19일 현재 5~6% 오른 상태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익성이 높은 듀얼 카메라 모듈을 독점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밖에도 아이폰7 시리즈와 신형 애플워치에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아이폰7의 판매 증가에 따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아이폰7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판매동향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이 지난 아이폰6S 시리즈와 비교해 모델 변화가 소폭에 그치면서 판매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아이폰7 판매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