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은 11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이경훈은 시즌 3승을 노리던 최진호(32·현대제철)를 3타차로 따돌리고 지난해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이경훈은 라운드 내내 최고의 샷감을 선보였다. 1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친 이경훈은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 최종 라운드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이경훈은 2008년과 2009년 우승을 차지한 배상문 이후 7년 만에 대회 2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이 대회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은 한장상(1964∼1967년)이 갖고 있는 4회 연속 우승이다.
이경훈은 전반 버디 경쟁에서 최진호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최진호는 이경훈에 2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해 8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이경훈은 흔들리지 않고 5번홀부터 8번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최진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결국 최진호는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경호는 12번홀(파4)까지 4타차 선두를 지키면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경호는 우승을 넘어 우정힐스 컨트리클럽 72홀 최소타 기록에 도전했다. 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운 선수는 2002년 한양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제45회 대회에서 23언더파 265타를 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였다.
이경훈은 15번홀(파4)에서 11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50cm에 바짝 붙여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16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 아쉽게 대회 최소타 기록 달성은 아쉽게 무산됐다. 이경훈은 2011년 대회에서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한 리키 파울러(미국)와 우정힐스 컨트리클럽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경훈은 특히 18번홀에서 아찔한 순간도 맞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뒤편으로 지나가 깊은 러프에 빠졌다. 웨지를 잡고 공을 치려고 하던 순간 그 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챘다. 주변에 또 하나의 공이 있었던 것. 너무 깊은 러프 탓에 예전에 있던 공이 하나 숨겨져 있던 것이다. 이경훈은 자신의 공을 다시 찾아 세 번째 샷을 시도했으나 러프에서 공을 꺼내지 못해 네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려 보기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만약 이경훈이 이 공을 모르고 쳤다면 ‘오구 플레이’로 간주돼 2벌타를 받아야 했다. 또 이 사실을 모르고 벌타를 반영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면 실격을 당하는 아찔한 상황을 맞을 뻔했다.
최진호는 이경훈의 뒷심에 밀려 우승을 놓쳤으나 12언더파에 머무른 ‘승부사’ 강경남(33·NH투자증권)의 추격을 뿌리치고 단독 2위를 지켜내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랭킹 1위(4억2392만원)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