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에 이어 프랑스가 EU를 탈퇴하게 될까?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북동부 브라셰에서 가졌던 대중연설에서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 브렉시트는 프렉시트의 미래?
EU의 반대파 정당인 국민전선은 지난 6월 영국의 EU 탙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탈퇴를 지지한 유일한 프랑스 정당이기도 하다. 투표결과가 탈퇴로 나오자 르펜은 프랑스에서도 이른바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보고 싶다고 공공연 하게 말해왔다. 프랑스에서는 국민투표를 위해서는 대통령 승인이 필요하다.
이날 르펜이 연설을 가진 브라셰에서는 열성적인 지지자들이 모려 "대통령 르펜" "우리는 이길 것이다"와 같은 구호들을 외쳤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4일 보도했다. 마을에 걸린 현수막에는 "르펜이 프랑스를 구한다"와 같은 문구도 적혀 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외국인이 적지만 빈곤율이 높은 시골 지역인 브라셰 같은 지역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이번 대선에서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 지역이며, 실제로 르펜의 지지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영국에서 브렉시트 선거 당시 소도시의 빈곤층이 브렉시트를 지지한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서 가장 뚜렷한 상관관계를 가진 변수는 교육과 소득수준이었다. 가디언의 분석에 따르면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가 35% 이상인 선거구는 거의 ‘잔류’ 비율이 높았다. 반면 고등교육인구가 35% 미만인 선거구는 ‘탈퇴’가 우세했다.
소득별로 보았을 때 고소득자 비율이 전국 최고인 웨스트민스터에서 잔류가 69.0%를 차지했던 반면 고소득자 비율이 가장 낮은 블랙풀은 탈퇴를 지지하는 이들이 67.5%였을 정도로 소득에 따른 입장 차이는 극명했다.
◆ 반무슬림·반이민 등에 업고 국민전선 지지율 상승
바르셰에서 가진 연설에서 르펜은 EU 탈퇴뿐만 아니라 대규모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으며, 동시에 이슬람 세력에 대해 "21세기의 세로운 전체주의"라면서 비난했다. 그는 또한 강력한 대테러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테러에 맞설 가장 강력한 방법은 투표"라며 자신과 국민전선을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진작에 대선 출마의사를 밝혔던 르펜은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통합적 리더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이민'을 끝내고, 프랑스를 프랑스인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주장을 펴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민전선은 프랑스 내에 테러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유럽 내 반이민, 반무슬림 정서가 팽배와 함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프랑스는 내년 5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전선은 28~29%의 지지율을 획득해 대선에서 2차 결선투표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