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애플에 불법으로 감면받은 세금 130억 유로 추징금을 납부하라고 발표한지 몇 시간만에 영국 총리실이 기업들의 영국 이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이 EU 탈퇴, 즉 브렉시트 결정 이후 다국적 기업 유치에 나선 영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30일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애플의 영국 이전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의 방침은 분명하다. 영국은 모든 기업에 열려있고 영국에 투자하고 영국인을 고용하는 모든 기업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애플이 세금과 관련해 영국 재무부과 협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영국에 등록된 모든 기업들은 마땅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30일 유럽연합은 EU 집행위는 애플이 10년 넘게 불법적인 세금 특혜를 받으면서 유럽에서 벌어들인 수익 중 0.005%만을 세금으로 냈다며 아일랜드 정부에 130억 유로를 지급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낮은 법인세로 다국적 기업들을 끌어들여 경제 활성화를 꾀하던 아일랜드 정부는 세정 주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야스퍼 롤러 CMC 마케츠의 애널리스트는 세금 추징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경우 미국계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불가피하며 이는 아일랜드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유럽에서 지사 이전을 고려할 경우 영국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안 그래도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영국 재무부는 경제적 역풍을 만회하기 위해 현재 20% 안팎인 법인세율을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15% 수준으로 낮춰 다국적 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EU 국가들은 법인세 인하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아일랜드의 경우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인 12.5% 법인세율로 경제 성장을 도모해왔는데 영국이 법인세 인하 카드를 뽑아들 경우 아일랜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브래드 배더처 노트르담대학 회계학 교수는 영국이 EU를 탈퇴한 이유 중 하나는 EU의 권한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추징금 결정은 커지는 EU의 힘을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