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일본의 젊은 남성들 가운데 구직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5살에서 44살 사이 남성의 취업인구 수가 48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가 28일 보도했다.
지난 6월 일본 통계청이 발표한 실업률은 3.1%에 불과하다.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대상을 25~44살 사이의 남성 인구로 좁히면 양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 6월 기준으로 24~44살 사이의 남성노동 인구는 1470만명에 불과하며, 이는 48만에 최저수준이다.
지난 3월 일본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구직활동을 1년 이상 하지 않은 인구 중에 24~44살 사이의 남성의 수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연령대의 무직자는 2014년 기준으로 31만명에 달했으며, 이는 1990년대에 비해 무려 5배나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은 급변기에 있다. 제조업과 같은 분야의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대신 건강, 복지를 비롯한 서비스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다. 때문에 노동시장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받아들일 의지가 없는 일부 남성들의 실업률이 늘게됐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지적했다.
일본 산업에서 실제로 제조업의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는 10년전에 비해서 1170만개에서 1030만개로 줄어든 반면 의학, 건강분야, 복지 부면은 27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이처럼 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열악한 재교육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비록 일본의 실업률이 1995년 이후 가장 낮기는 하지만, 가장 왕성한 경제활동을 벌여야 할 연령대의 남성들의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아베 정권은 현재 부족한 노동력 해결을 위해 외국인 인력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층의 실업이 늘고 있는 상황은 일본 경제가 안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이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아베 정권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다이와 리서치 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인 아카네 야마구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정규직을 선호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업률이 낮아진 여성들의 경우에는 처우가 좋지 않은 비정직이나 파트타임과 같은 질낮은 일자리를 수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편 젊은 남성층의 실업률 상승은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지적했다. 메이지아스다 생명이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20대 남성의 39% 정도만 결혼을 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의 67%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들이 결혼을 원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가족을 부양할 충분한 수입이 없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