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등으로 개발하려는 민간의 사업 제안에 대해 서울시가 공식적인 접수조차 꺼려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기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보다 녹지 보전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1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다수의 민간 사업자들이 서울시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민간제안형 또는 공급촉진지구 지정에 따른 뉴스테이 공급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서울시가 이에 소극적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가 지방자치단체 권한인 만큼 국토부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공급촉진지구 지정 등을 위해서는 지자체가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데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발표한 '서울플랜2030'에서 그린벨트 해제지(예정)를 두 곳으로 한정했다.
실제 2014~2015년 서울시내 그린벨트 해제지는 전무하며 지난해 말 기준 1억5078만㎡의 그린벨트가 지정돼 있다.
이에 강동구 강일동을 비롯해 비닐하우스로 뒤덮인 서울시내 곳곳의 그린벨트 지역을 개발하길 원하는 소유자 및 민간 사업자들은 난감한 실정이다.
수차례 유찰 끝에 지난해 매각된 서초구 우면동 소재 한국교육개발원 종전부동산도 두 민간 업체가 공동으로 개발안을 구상 중이지만, 일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2030청년주택'과 같이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 사업자 A씨는 "서울시가 뉴스테이 등 정부 정책에는 엇박"이라며 "2020년 일몰제가 시행되는 도시근린공원도 마찬가지로 서울시에서는 민간에 터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모(母)법에는 없는 내용을 조례가 아닌 서울시 자체 지침에 담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접수창구를 막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단 접수를 받으면 검토를 해야 하고, 그린벨트 해제가 적법한 경우 사업자가 소송도 불사할 수 있어 복잡해질 것을 우려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수서역세권 복합개발과 관련해서도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국토부와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이 일대는 조율 끝에 공공택지지구 지정에 따른 그린벨트 해제 후 순차적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1970년대 초에 지정해 보전을 원칙으로 해왔다"며 "공공개발 및 공공성이 담보가 될 때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이 맞고, 임대주택의 경우 공공성이 있지만 그린벨트 해제지에 지어야만 하는지는 판단해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