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최근 대만 증시가 아시아에서 가장 핫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7월 대만으로 쏟아진 해외 투자금은 54억 달러(약 6조원), 올해 누적 해외 투자액은 116억 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로 부상했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대만 주가지수와 대만 달러는 모두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은 대만의 경우 배당률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고 밸류에이션도 평균보다 낮기 때문에 투자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의 배당률은 4.02%로 호주에 이어 2위고, 주가수익비율은 16.2배로 5년 평균인 17.4에 못 미친다.
지난 5월만 해도 애플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로 인해 대만 공급업체들이 받을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와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대만은 자본 유출을 겪었지만 상황은 이제 완전히 반대로 돌아섰다.
5월 20일 차이잉원 총통의 취임 이후 대만 주가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15% 랠리를 펼치면서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94개 글로벌 주가지수 중 5번째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대만 달러도 3.3% 강세를 보였다.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애플 부품 공급업체들이다. 대만 시가총액 1위 업체인 TSMC는 애플 신제품 출시가 임박하면서 3분기 매출이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 뒤 이번 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만 소재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스티브 처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7 관련주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3분기는 IT 생산업체 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만 경제가 앞서 세 분기 연속 위축된 뒤 올해 2분기에 전년비 0.69% 성장에 그치고 있으며, 대만 달러 강세는 수출품 가격을 높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