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넷플릭스 러스, "미국 가자"...美 TV업체 비지오 인수

2016-07-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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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 최근 사업 확장세...스마트TV, 전기차 시장에도 출사표

[러스(LeEco)]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에서 시작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판 넷플릭스' 러스(LeEco)가 미국 TV 시장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신랑재경(新浪財經)은 러스가 20억 달러에 미국 대표 스마트TV 제조업체 비지오(Vizio)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27일 보도했다.
러스가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소식을 전했고 이는 미국 TV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해석됐다. 러스 창업자인 자웨팅(賈躍亭)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수로 러스는 세계 TV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스와 비지오의 결합으로 세계 최대 TV생태계가 형성됐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캘리포니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비지오는 2002년에 설립, 저가 평면TV, LCD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연매출 30억 달러의 미국 대표 TV제조업체다. 삼성 다음의 북미시장 2위업체인 비지오의 북미 LED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16.5%에서 지난해 18%로 늘었다. 올해는 21.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러스는 비지오의 하드웨와, 소프트웨어 업무 부문을 인수해 자회사로 운영할 예정이다. 비지오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되고 인수작업은 올 4분기 마무리될 전망이다.

비지오 TV시청자 데이터 서비스업무를 전담하는 인스케이프(Inscape)는 개인 회사 형태로 분사된다. 러스가 인스케이프의 지분 49%를, 비지오 창업자인 왕웨이 CEO가 51%의 지분을 가지며 왕웨이는 비지오를 떠나 인스케이프의 대표, CEO직만 맡을 예정이다.

2004년 중국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업체로 시작해 '중국판 넷플릭스'로 유명한 러스는 최근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는 물론 스마트TV 시장에 진출해 기반을 다졌고 스마트폰, 전기차, 인터넷금융까지 손을 뻗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 다원화의 염원을 담아 지난 1월 사명을 'Letv'에서 'LeEco'로 변경하기도 했다.

고객이 더 많은 콘텐츠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러스는 2012년 9월 스마트TV 시장 진출을 선언, 지난 3년간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스마트홈 빅데이터업체 아오웨이윈왕(奧維雲網)이 지난 5월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4월 러스의 중국 내 TV 판매량은 71만대로 전체의 19%를 차지, 업계 1위에 올랐다. 3년간 누적 판매량은 700만대를 웃돌며 올해 600만대 판매라는 야심찬 목표도 내놨다.

스마트폰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근 중국 토종 스마트폰 업체 쿨패드(酷派)를 인수하며 중국 4대 스마트폰 브랜드 도약을 위한 실탄을 장전했다.

전기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2016 러스 생태계 공유의 밤' 행사에서 전기 스포츠카 콘셉트 '러시(LeSEE)'를 선보였고 최근 영국 애스턴 마틴과 2018년 전기차 출시계획도 공개했다. 러스는 연간 3000~4000대의 전기 스포츠카를 양산한다는 포부다. 

러스는 지난 1월 말 설립된 온라인 보험회사인 신워(新沃)보험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사업 다원화와 함께 빠르게 시장을 개척하면서 러스의 상승곡선도 가팔라지고 있다. 올 상반기 러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00~150%, 순익은 10~20% 증가가 예상된다. 최근 포춘지가 선정한 '2016년 중국 500대 기업 순위' 첫 진입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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