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야후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버라이즌은 48억 3000달러에 야후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인수 건으로 검색 엔진의 선구자이자, 포탈의 전설과도 같았던 야후의 진화는 끝을 맞이 했다"고 CNN 머니는 이날 보도했다.
버라이즌의 야후 인수는 2017년 상반기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야후는 인터넷 광고 등의 핵심 사업을 미국 통신 대기업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에 팔고 인터넷 사업에서 철수한다. 야후는 이익이 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와 야후 재펜에 대한 투자는 계속하며 투자회사와 같은 형태로 남게 된다.
야후는 1994 년 스탠퍼드대 대학원생이었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가 창업한 이 기업은 웹사이트의 목록을 만들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야후는 1990년대 후반 포털사이트로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검색, 이메일, 쇼핑몰, 뉴스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페이지에서 서비스를 하며, 인터넷 시대의 강자로 떠올랐다. 야후의 전성기 야후의 검색엔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어섰다.
급성장하는 인터넷 서비스의 상징이었던 야후와 제휴한 것만으로 상대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부터 이미 구글의 검색엔진이 이미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광고도 구글로 모이기 시작했다.
구글이 검색 엔진의 1위로 치고 올라오고 있을 때,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도 등장하면서 인터넷 생태계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야후는 어중간한 입장을 취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PC의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의 시대로 바뀌면서 야후의 부진은 더욱 심화됐고, 경영개혁에 실패하며 길을 잃었다고 미국 현지언론들은 분석했다.
◆ 구글 출신 마리사 메이어 영입에도 재기 실패
야후는 계속되는 부진에 2012년 구글 출신인 마리사 메이어를 영입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 (CEO) 자리에 오른 휴대 단말이나 동영상을위한 광고 사업의 육성으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미 뒤쳐진 야후의 역전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메이어는 벤처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스마트 폰 서비스 강화를 위해 노력했고, 관련 분야의 인재도 영입했지만, 인터넷 광고 사업을 살리기에는 실패했다.
야후의 2015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9 억 달러 였지만, 최종 손익은 4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제품 사이클이 극도로 짧은 소비자 IT 세계에서는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조기에 인수하거나, 스스로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야후는 포털을 통해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혼합해 제공하면서, 이러한 트렌드 읽기에 오히려 둔감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결국 야후가 버라이즌에 넘어가면서 지난 4년간 야후를 이끌어 온 머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메이어 대표는 무리한 스타트업 인수와 인재 채용으로 야후의 자금을 축냈으며 회사의 핵심사업을 팔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고액 연봉은 꼬박꼬박 챙겨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4년간 메이어가 받은 연봉과 주식, 그리고 퇴직금을 합해 챙기는 돈이 무려 2억1천900만 달러(약 2천500억원)에 이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메이어는 당장 물러날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메이어는 25일 텀블러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회사에 남을 계획이다"라며 "나는 야후를 사랑하고 야후가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