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본에서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소비자들이 문화·오락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 증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아베노믹스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연금과 같은 고정수입으로 생활하는 일본 노년층은 필수 소비에만 집중하고, 오락을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았던 20대와 30대 마저 저임금, 고실업에 부딪혀 여행 ·문화 등 재량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26일 보도했다.
또한 20대 30대는 전통적으로 재량소비에 많은 돈을 써왔지만 과거에 비해 재량지출이 상당폭 줄었다. 도쿄 소재 도카이 도쿄 연구소의 무토 리호아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임금 상승률이 정체되고 정규직과 고소득 일자리를 찾는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만 해도 매월 문화·오락에 3만 엔을 지출했지만 작년에는 약 2만 엔으로 1/3이나 줄었다. 또한 모든 연령층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2000년 25%에서 2015년에는 35%를 훌쩍 뛰어넘었고, 특히 비정규직 일자리 비율은 25~34세 연령층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동기간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토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미래에 소득 증가를 기대할 수 없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엔 약세 효과가 사라지면서 일본의 기업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임금 인상 전망도 밝지 않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한편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는 등 소비 증진을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경제의 약 60%를 기여하는 소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일본 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까지 일본의 가계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