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유제품 대란'… 등 돌린 소비자 "수입품이 좋아"

2016-07-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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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가격연동제로 유제품 대란 반복돼

국산 유제품 신뢰도 하락, FTA로 수입품 접근도는 향상

18일 서울 방산시장 제과제빵 용품점에 다양한 수입산 유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문예슬 인턴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문예슬 인턴기자 ='생크림·버터 대란'은 잠잠해졌으나, 반복되는 수급난으로 지친 국산 유제품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제품 수급난의 근본적인 원인이 원유가격연동제에 있는 만큼 낙농업계와 유업계의 '자승자박'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방산시장 내 대부분의 제과제빵 용품점에서는 국내업체들의 생크림과 버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말 소매점은 물론 도매점에서도 생크림을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요청하면 바로 입고될 정도로 안정된 상황이다.
대란은 조기종식됐지만 국내 유업계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는 떨어졌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급난에도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산 유제품을 애용했던 소비자들조차 수입산 제품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A제과용품점 관계자는 "수입산 유제품은 맛과 향이 다양해 매력이 크다"며 "평소에 국산을 고집하던 분들도 수급난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수입산을 쓰게 되는데, 그러면서 아예 수입산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비자 이모(44)씨도 "원래는 국내업체의 버터만 고집했는데 쿠키나 케이크는 동급의 다른 버터를 써도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며 미국산 앵커버터를 집어들었다.

이번 대란의 원인이 △여름마다 우유의 지방 함유량이 적어지는 계절적 요인 △원유가격연동제로 인한 분유 재고량의 한계치 도달 △디저트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더 크다. 수개월~수년 전부터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원유가격연동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우유값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재고분이 늘어나고, 이는 탈지분유의 형태로 장기 보관된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것이 생크림인데, 탈지분유의 재고량이 한계치에 도달하자 생크림 생산도 덩달아 줄었다는 것이다.

B우유업체 측은 반복되는 유제품 대란으로 계절적 요인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 우유 생산량이 늘어나 자동적으로 해결될 문제"라며 "1~6월 누적 판매량으로 봤을 때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0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축산물 수입량은 114% 증가했으며, 그 중 유제품의 수입량 증가가 전체 축산물 중 가장 높았다. EU,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유제품 대국과의 FTA가 동시 발효 중이라 이 비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유·유제품의 자급률은 2005년 73.6%에서 2015년 56.5%까지 하락했다. 반복되는 유제품 대란이 국산 유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소비자들이 수입산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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