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19일 미국 보고서 등을 근거로 경북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편입되는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드 관련 긴급 현안 질문에서 미국 의회 회계감사국이 낸 미사일 방어 관련 보고서와 2017년 회계연도 미국 국방 예산안 자료를 검토한 결과를 공개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미국 회계감사국 자료에 따르면 사드는 1.0과 2.0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는 1.0 버전으로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 등 플랫폼을 배치하는 하드웨어적인 버전이다. 사드 2.0 버전은 그렇게 배치된 사드 하드웨어를 미국의 다른 MD 자산과 확장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한다.
또 이 보고서에는 "미국은 2025년까지 7개의 사드 포대를 다른 모든 MD 자산과 연동하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김 의원은 이를 "2025년이 되면 미국의 중앙 컴퓨터가 전 세계 MD를 관장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한 단말기에 불과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서 나온 2017 회계연도 국방예산 정부예산안에도 "사드 2.0은 (전 세계에 배치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자산들과의 인터페이스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링크16이라는 데이터 통신 체계를 통해 외부 소스에서 받은 정보를 토대로 요격 미사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김 의원은 "MD의 본질은 미국 본토를 방어할 수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자산이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이지 미국의 미사일 보호 체계라는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의 거듭된 추궁에도 "사드가 진화하는 무기 체계임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전 지구적인 MD 체계에 편입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사드의 본질은 사드가 대한민국을 방어하든, 미국 본토를 방어하든, 통합되기 때문에 MD라는 것"이라며 "한국 MD와 미국 MD가 따로 있다는 건 군사 전문가 답지 않은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 관점에서의 논리로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MD는 양 국가간 MOU(양해 각서)를 맺고, 미사일 생산과 배치, 운영, 교육 훈련 등 전반에 거친 풀 스펙트럼을 갖출 때 MD에 참여한다고 한다"라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한국형 MD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