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켓몬고 잡다 사람잡겠네'.... 오토바이·전동휠 등 인명 사고 '주의보'

[15일 오후 4시께 강원도 속초 엑스포공원에서 사람들이 길을 길으며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증강현실 기반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열풍에 강원도 속초·양양 등 게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 때이른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잇따른 안전사고로 게이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기자가 찾은 지난 15일 오후 4시가 지나자 포켓몬고를 즐기기 위한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어림잡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엑스포공원 곳곳을 누비며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했다. 

잠시 후 어딘가에서 '꽝'하고 부딪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오토바이를 타고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마주보고 달리다 충돌한 사고였다. 휴대폰에만 시선이 집중되다 보니 미처 서로 마주보고 달리던 오토바이를 보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가벼운 타박상으로 보였지만 언제든 큰 사상 사고가 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속초뿐아니라 고성과 양양, 양구, 화천, 인제 일부 지역 등 인근 접경 지역에서도 '포켓몬 고' 실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한 유저들이 해당 지역에 몰리고 있어 사고 발생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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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 고'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GPS를 이용해 호수나 바다에서는 물과 연관된 포켓몬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게임의 특성상 지역과 이동 거리에 따라 수집할 수 있는 몬스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용자는 다양한 몬스터를 얻기 위해 꾸준히 걸어서 이동을 해야 한다. 혹은 게임의 편의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전동휠이나 미니 오토바이를 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가 늘어나면서 사고 발생 건수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씨(21·남)는 "게임의 특성상 움직이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측면과 편의성을 위해서라도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게 좋다"면서 "공원 앞 자전거 대여소에서 시간당 5000원에 미니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안전사고 우려에도 관할 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경찰이 2명씩 조를 이뤄 공원을 이러저리 단속하고 있을 때 '전동휠'을 타고 인도를 '씽씽' 누비는 이들에 대한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전동휠의 경우 차도 위에서만 타야한다. 공원 등 사람이 있는 곳에서 타는 것은 현행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도로교통법상 '배기량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 출력 0.59kw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에 해당해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토바이와 같이 취급해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더군다나 전동휠을 타고 다니던 대학생들은 '포켓몬 고'를 즐기는 관광객을 상대로 이른바 신종 아르바이트로 불리는 '알까기'를 대행하고 있었다. '포켓몬 고'는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획득하거나 유료 구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포켓몬 알을 부화시켜야 한다. 이때 일정한 속도로 2~5km의 거리를 직접 걷거나 뛰어야 하는데 이들이 1km에 10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전동휠'의 최고속도는 시속 20km 이하로 제한돼 있지만, 실제 공원 내에서 주행하는 전동휠의 속도는 육안으로봐도 제한 속도를 훨씬 넘고 있었다. 그만큼 충돌 위험이 높은 것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이날 뒤늦게 '포켓몬 고'에 대한 특별 치안대책 보고회를 개최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원도 속초를 비롯한 고성·양양 지역 일대에서 최근 '포켓몬고' 열풍이 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며 "속초와 고성지역에 경찰 인력을 중점 배치하고, 해당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 발생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후 4시께 강원도 속초 엑스포공원 앞 미니 오토바이 대여소에서 사람들이 오토바이에 올라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15일 오후 4시께 강원도 속초 엑스포공원 내에서 대학생들이 전동휠을 타고 '부화중 1km 1000원'이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정용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