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과 화성 등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을 반대하고 있는 단체장들은 12일 성명서를 내고 지방재정개편 강행 시 국가위임사무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사실상 중앙정부의 지방재정개편 입법예고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들 단체장은 성명에서 “대한민국의 지방재정은 비정상이다. 지방정부가 국가 전체 사무의 40%를 담당하고 있지만 지방 몫의 세입은 20%에 그치고 있다”면서 “‘2할 자치’라는 자조적 표현이 나오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단체장들은 “그러나 중앙정부는 이 같은 반환 약속을 이행하기는 커녕 지방정부의 재정을 하향평준화하는 재정개편 입법예고를 강행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성남, 화성, 용인, 고양, 수원, 과천 등) 6개 도시는 1인당 지방세 납부액이 나머지 경기도 25개 시군보다 17만원 많으면서도 1인당 배정예산은 10만원 더 적어진다”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격차 해소’가 아니라 명백한 ‘역차별 확대’다. 정부는 이를 숨기고 국민을 기만하며 지방재정개편을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방재정개편이 불러올 심각한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위임사무 거부를 꺼내든 배경도 설명했다.
“지방분권특별법 제11조 3항에 국가는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한 사무가 원활히 처리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했지만 중앙정부는 이 사무 수행을 위한 별도의 비용을 거의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6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시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약 2천여 건의 국가사무를 이양하고, 비용을 주지 않아 약 2조5천억 원의 재정부담을 안긴 것을 그 예로 들었다.
단체장들은 “부당한 정부의 재정부담 가중조치에 따른 국가위임사무 거부는 재정부담 감소를 위한 정당한 조치”라며 “우리는 국가사무 중단에 따라 절약되는 재원으로 시민을 위한 복지시책을 추진하고 지방자치를 지키기 위한 재정자주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시민들은 정부의 불통행정에 분노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방재정을 옥죄면서 지방자치를 말살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4일 지방재정개편을 담은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강행 의사를 밝혀 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