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韓 철강 M&A, 결국 中·日처럼 재편될 것”

2016-07-1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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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리튬사업 가시화…“연내 설비 반입 마무리”

[권오준 포스코 회장]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중국과 일본의 철강사 합병 이슈와 관련해 “한국도 결국 그렇게 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조선·철강 등 국내 기간산업에 대한 기업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해외에 비해 더디다는 지적에 “한참 뒤에 현대제철도 용광로를 갖추게 됐지만, 한국은 시작부터 포항제철(포스코 전신)이라는 국영제철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로를 사용하는 국내 철강사들은 현재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일철주금이 일본 4위 업체인 닛신제강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 내 각각 2위와 6위인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이 합병을 앞두고 있는 등 연이은 초대형 M&A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를 두고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방편 중 하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유독 한국은 M&A에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동부제철의 경우, 매수 희망자가 없어 매각 작업이 중단됐을 정도다.

특히 중국의 M&A 소식으로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을 묻는 질문에는 “시장과 언론에서 너무 옵티미스틱(낙관적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7658억원, 영업이익률은 5.5%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7000억원을 넘기는 것이다. 2분기 실적 향상에는 철강재 가격 인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그는 철강재 가격 상승세가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닥으로 떨어진 시황을 아직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권 회장은 브리핑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향후 철강업계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쏟아냈다.

그는 “철강은 모든 산업의 ‘씨앗’이 되는 전통적인 ‘굴뚝산업’으로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주역이었다”면서도 “더 이상 성장산업이 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로 리튬사업을 꼽았다. 리튬은 전기자동차(EV)와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2차 전지의 원료가 되는 물질로 몇 년 전부터 포스코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볼리비아와 칠레 등 주요 리튬 생산국과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난 2월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상업용 리튬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생산공장에 필요한 설비는 제작 중”이라며 “연말까지 설비를 넣고, 그 이후에는 빠른 시일 내 시험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가진 리튬 추출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원가면에서도 20~30% 싸고 품질면에서도 10배 정도 더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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